국제앰네스티가 11일 중국의 온라인 재판기록 데이터베이스에서 사형선고 사건 수백여건이 누락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투명한 재판 기록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앰네스티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사형집행 건수는 1032건으로, 2015년(1634건)보다 37% 감소했으며, 중국을 비롯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파키스탄이 세계 Top5에 해당하는 사형집행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 국제앰네스티가 지난해 최다 사형집행국 Top5를 공개했다 ⓒ국제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은 사형 관련 정보 대부분을 국가 기밀로 분류 한다”며, “중국에서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기밀법에 따라 사실상 모든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국가 기밀로 분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식 언론 보도를 통해 2014년부터 지난해 사이 최소 93명이 처형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재판기록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이 중 85건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론에서는 최소 외국인 11명이 마약 관련 범죄로 처형되었다고 보도했지만,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해당 범죄로 사형이 선고된 외국인의 사건은 생략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중국은 세계 무대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올라서고자 하지만, 사형제도에 있어서는 매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사람을 처형해 최악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개방성과 사법 투명성에서 뒤처지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형집행 규모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치명적 비밀로 일관한 장막을 걷어내고 중국의 사형제도에 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사형집행 감소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자 부분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확인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여전히 거의 절대적인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사형에 있어서 완전히 국제사회의 테두리를 벗어난 국가이며, 사형집행 인원을 보고하라는 유엔의 거듭된 요청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사형집행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베트남 언론을 통해 올해 2월 처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2013년 8월 6일부터 2016년 6월 30일까지 지난 3년간 429명의 사형을 집행하며, 세계 3위 사형집행국에 올랐다.

또 미국은 2006년 이후 처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한 상위 5개국에서 제외됐으며, 2009년 이후 미국의 사형집행 건수는 전년과 동일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 매년 감소하고 있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몇 안 되는 국가들이 여전히 대규모 사형 집행을 강행하고 있는데, 대다수의 나라는 더 이상 국가가 생명을 빼앗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집계된 총 사형집행 건수 중 87%가 단 4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사형제도는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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