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TV 최규옥 회장

최규옥 장애인 복지TV 회장은 장애인과 노인·저소득 가정 등 사회 소외계층에 있는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세상에 알리고자 오늘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며,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장애인과 소외계층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장애인 복지TV는 24시간 수화방송과 자막방송을 실시하여 장애인의 알 권리와 볼 권리를 보장하고, 장애인의 행복 추구권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여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복지TV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익채널로 선정돼 2005년부터 사회복지 분야, 과학문화진흥 분야, 교욱지원 분야에서 3개의 채널을 선정하여 지정된 채널을 의무적으로 송출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프로그램 또한 특정 프로그램의 자막방송과 수화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의 특성상 제한적 일수밖에 없으며, 24시간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복지TV만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TV와 함께‘장애인신문’도 운영하고 있는 최규옥 회장의 하루는 쉴 틈 없이 돌아간다. 그는 방송과 인터넷 신문, 지면신문을 통해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하루에도 수 십 명의 사람들을 만나 수시로 의견을 나눈다.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에도 최 회장의 사무실에는 찾아온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사회에서 소외 받고 있는 저소득층의 눈과 발이 되어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최규옥 회장을 만나 장애인을 위한 미디어를 개설하게 된 계기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1970~80년대 ‘유도탄’으로 불리며 프로레슬링을 하셨다고 하는데, 장애인을 위한 미디어를 개설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건국대학교 체육학과 재학 시절 유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1970년대 프로레슬러 故김일 문하생으로 입문하여 프로레슬러가 되었습니다. 1987년 일본에서 프로레슬러로 활동하던 당시 대학생이던 두 살 아래 여동생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모든 일을 정리하고 귀국했습니다. 그 후 온몸이 굳어져 근육을 조금도 쓰지 못하는 여동생 곁을 지키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장애인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후 89년 私費를 털어 장애인신문을 창간하고, 장애인운동가로써의 활동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처음 장애인신문을 창간할 당시에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처우 및 인식이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장애인을 위한 방송이 의무적으로 송출된 것 등이 장애인을 위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동생을 돌보며 장애인에 대한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16년간 병마와 싸우던 동생은 200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동생을 떠나보낸 후 우울증을 앓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동생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일을 계속 할 것입니다.

◇장애인 인권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장애인 문제가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이 사회의 장애인들은 많은 불편을 감수하며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애아동을 둔 부모가 사회활동을 하는 경우, 장애아동을 데리고 직장을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곰두리 복지재단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장애인의 사회교육과 여가활용, 취업 등 장애인과 자립정신과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과 노인복지의 활성화 사업에 기여하고자 1998년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에는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비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저희 복지TV에도 장애인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편견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부에서는 이들의 교육을 위한 시설에 투자를 해야 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줘야 합니다.

◇2018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장애인들이 경기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3월 평창에서 열리는 장애인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 많은 선수들이 많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많은 외국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맛있는 식사도 하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철저하게 준비를 하여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복지 문화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최근 평창에 한옥호텔을 오픈하셨는데, 한옥호텔을 짓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저의 고향은 전북 김제입니다. 김제에 있는 한옥에서 태어났는데, 그래서인지 한옥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한옥호텔을 지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뒤 6년에 걸쳐 한옥호텔이 완공 됐는데, 수집품 하나하나에 각별한 신경을 써서 그런지 완공 한 뒤 상당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고려궁은 조선시대 사대부가에 사용됐던 옛 목재가 주로 사용돼 역사·예술적 가치가 높은 한옥 호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고려궁’이라는 이름도 직접 지은 만큼 한옥호텔에 대한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고려궁’은 강원도 평창군 발왕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2018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7월 오픈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강원도를 찾는 외국인이 부쩍 증가한 만큼 전통한옥호텔의 특별한 서비스로 평창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세계에 한국의 멋을 알리는데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전체 대지 면적 10만여 ㎡로 총 9개동으로 구성된 한옥 호텔 고려궁은 전통문화 박물관, 식당, 커피숍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섰으며, 총 200여 억 원이 투입돼 6년여 만에 개관했다. 지난해 7월 22일 진행된 개관식에는 고려궁 최규옥 대표를 비롯해 최문순 강원도지사,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염동열 의원, 임종성 의원, 조정래 작가, 어승담 평창부군수, 혜담스님 등 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백영학 영안모자 회장
◇장애인에 관련된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이 있으시다면?

복지방송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복지TV가 공익채널로 선정됐을 당시 가장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현재 480만 명에 달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을 장애인을 위한 방송으로 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공익채널로 지정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익채널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복지TV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과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재제작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특히 장애인들을 위해 자막과 수화, 화면해설을 재가공해 방송하고 있으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수화나 자막방송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화면해설을 넣어 이들의 들을 권리와 볼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복지TV의 주된 시청자는 어떤 분들이신가요?

복지TV의 채널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WBC 생방송 전국나눔노래자랑’이 있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과 직접 전화를 연결하여 노래자랑을 하며, 이에 대한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현재 복지TV는 전국 1500만 가구가 시청하고 있으며,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 등의 분들이 주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학생과 복지 분야를 공부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 ‘장애인 등급제 폐지’, ‘특수 교육의 확대’ 등 장애인에 대한 많은 공약을 내 놓았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공약이 꼭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와 각 부처의 장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합니다. 이 공약이 꼭 지켜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치러지는 패럴림픽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여 모든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모두 패럴림픽을 알리는 홍보 대사가 되고, 우리나라를 찾은 이들이 다시 찾아 올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문화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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