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흔적’, ‘밀회’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등 수 많은 히트곡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가수 최유나 씨의 근황에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최유나 씨는 현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흔적’ 레스토랑으로 팬들과 꾸준한 소통하고 있다. 방송과 각종 무대를 오가며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최유나 씨를 만나 그간의 근황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 시사연합신문

Q. 데뷔한지 35년이 이상이 흘렀는데 감회가 어떠신가요?

A. 1984년 KBS ‘신인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비추게 됐습니다. ‘신인탄생’은 현재로 보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격이죠. 이 프로그램을 통해 5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40분여분간의 ‘스페셜 무대’를 갖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제 곡이 없었던터라 ‘빗물’,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 ‘꽃 이야기’ 등의 노래를 주로 불렀으며, MBC 서울 국제가요제 본선 인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이후 1988년 KBS 화제의 드라마 ‘애정의 조건’의 o.s.t를 부르게 되었는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순탄한 음악 인생의 길을 걸으셨을 것 같았는데, 공백기를 가지시게 된 이유가 있으셨나요?

A. 우선은 노래를 계속 해야 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음악 생활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힘든 일을 겪기도 하고 좌절도 하면서 기로에 서기도 했고요.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평가를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1992년 첫 앨범인 ‘흔적’을 발표했는데, 이 때가 제 음악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거죠. 이 곡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1993년 KBS 가요프로그램 ‘가요톱텐’ 순위에서 13위까지 오르고, ‘서울가요대상 본상’, ‘대한민국영상음반가요대상(골든디스크) 본상’, ‘한국 노랫말 가요대상’, ‘고복수가요제 최고가수상’ 등의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당시 만약 ‘흔적’이란 곡을 만나지 않았다면 가수의 길을 떠나 다른 길로 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가끔씩 들어요.(웃음) 그만큼 가수 최유나에게 ‘흔적’이란 곡은 가장 애착이 가는 소중한 곡입니다. 그렇게 ‘흔적’을 발표한 후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한번은 미사리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요. 그 때 느낌이 ‘아.. 이렇게 라이브 카페 공연을 통해 노래를 하면서 소통을 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당시에는 방송출연과 행사, 라이브 카페의 모든 스케줄을 다 소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거죠. 그랬던 것이 제가 2007년 ‘흔적’ 레스토랑을 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Q. 지난 2월 ‘기로’ 라는 앨범을 발표하셨는데, 앨범에 대한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2월 발표한 12집 ‘기로’는 ‘흔적’의 작사·작곡을 담당 하신 김순곤, 방기남 선생님과 오랜만에 작업을 한 곡입니다. 기로의 가사인 ‘어디로 가나요. 이제 어디서 아직도 자꾸만 난 길을 잃어요. 어떻게 살까요. 아무리 물어도 대답해 줄 사람이 없죠.’ 라는 노랫말은 녹음을 하면서 가슴에 와 닿아 뭉클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대중들이 이 노래를 듣고 부르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슴에 와 닿을만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아울러 앨범에 수록된 ‘옛날 사람’이란 곡은 탱고풍의 곡으로 예전에 만났던 만남을 추억하는 곡이며, 향후 이 곡으로도 많은 여러분을 찾아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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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수 최유나 씨에게 ‘음악’이란?

A. 저에게 음악이란 산소와도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노래가 없으면 호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막할 것 같거든요. 또 성인가요에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사회가 밝아질 수 있도록 좋은 노래로써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데, 저는 음악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악이 가급적 밝은 쪽으로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또 본인이 부른 노래는 그에 따른 책임감이 따르기 때문에 본인이 부른 노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Q. 11년째 라이브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계신데, 오픈을 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궁금합니다.

A. 현재 운영하고 있는 ‘흔적’이라는 레스토랑은 2007년 오픈해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운영과 함께 방송, 행사, 무대의상 제작 등 모든 것을 직접 챙기고 있는데 성격상 잠시도 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아요. 레스토랑을 쉴 때면 무대 리허설 체크를 하고, 의상도 직접 제작하고 모든 것을 직접 체크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죠. 하지만 라이브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무대에 서며,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만큼 일하는 것이 즐겁고 무대에 서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죠. 레스토랑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노래하기를 잘했다”, “무대에 서길 잘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은 지방에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 미국·일본·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더욱 진솔하게 다가가 자주 인사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2~3년 전에는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신 70대 노부부가 레스토랑을 오신 적이 있는데, 저를 꼭 끌어안아 주시며 “타국에서 힘들 때 저의 노래로 인해 많은 위로가 되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뭉클했습니다. 또 암으로 위독하신 환자 분이 저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가족 분들이 찾아오신 적이 있는데, 환자 분의 아드님이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다”고 감사의 전화를 걸어와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A.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가수, 노래로 인해 대중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가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오래 묵은 포도주 향처럼 은은하고 잔잔하게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으며, 구설수 없이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습니다. 또 선배님들에게는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가수, 후배들에게는 존경받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항상 대중들이 소장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사랑받는 가수로 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최근 가요 시장이 굉장히 침체돼 있는데.

A. 최근 가요 시장이 굉장히 침체 돼 있습니다. 이에 가수 또한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가수들이 그에 따른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가슴이 아프고 자존심이 상할 때가 더러 있어요. 현재 작사, 작곡과 같은 작업은 창작물로 인정을 해 주는 반면 가수의 목소리는 창작물로 인정해 주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가수가 부르지 않는다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인데, 다 같이 작업을 한 것에 대해 형평성에 맞는 대우를 해 줬으면 하는 거죠. 곡의 저작권뿐 아니라 가수도 창작의 일환으로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가수는 노래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닌, 그 가수의 목소리 자체도 창작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가요계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에 대해 모두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A. 신곡 ‘기로’를 발표한 만큼 올해도 부지런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신곡을 홍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는 점이 아쉽지만, 신곡을 홍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로트와 가요 등 전 세대가 다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 세대들이 같이 보며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 본업인 가수에 좀 더 집중을 하고, 노래에만 올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의 최유나가 있기까지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가수 최유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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