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지난해 9월 초 이후 33주 만에 하락함에 따라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정부 규제들이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위기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그간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였다는 점에서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 심리지수도 101을 기록하며 작년 8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일단락되고, 5월부터는 재건축 아파트가 이끄는 약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 부동산114
 
지난달 30일 발표된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이날 기준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1일(-0.12%) 이후 33주 만이다.
 
서울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 0.12%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서울 강남구 재건축이 마이너스 0.04%, 송파구 재건축이 마이너스 0.03%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은 0.01% 상승했지만 사실상 보합이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등이 이어지면서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6% 오르는 데 그쳤다. 11주 연속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재건축이 약세를 보인 강남구는 0.01%, 강동구는 0.02% 하락했다. 신도시 아파트값은 0.01% 상승해 지난주(0.02%)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경기·인천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광교(0.05%), 분당(0.03%), 일산(0.01%), 동탄(0.01%) 파주운정(0.01%) 등이 소폭 상승했다. 판교, 평촌, 중동 등은 보합이었다.
 
입주 물량까지 증가하면서 전셋값은 더 떨어지고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전셋값은 0.04% 떨어졌다. 지난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송파(-0.41%)와 서초(-0.03%)는 강남권 일대 아파트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마포(-0.03%), 용산(0.00%), 성동(-0.08%) 등 ‘마용성’도 전세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신도시 전세가격도 파주·운정(-2.10%), 위례(-0.65%), 중동(-0.50%), 동탄(-0.21%), 일산(-0.15%), 분당(-0.08%) 순으로 하락했다.
▲ ⓒ 부동산114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안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규제 중심이었던 정부 정책이 주거복지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는 ‘서민·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대출규제 완화를 통한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정에 대한 주택 마련 지원이다.
 
혼인5년이내의 신혼부부는 보금자리론 소득기준을 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에서 8500만원 이하로 완화해 적용한다. 또한 다자녀 보금자리론은 자녀 수(3자녀까지)에 따라 대출한도가 최대 1억 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가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는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자 유입으로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던 수도권 매매시장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라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도 시장에 나오고 있어 실수요 위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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