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기센터 동석호·오치혁 교수팀이 췌장·담도암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췌장·담도 병변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븐 잡스와 이왕표다.

스티븐 잡스는 췌장암으로, 이왕표는 담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그들을 무너트린 담도와 췌장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해당 장기는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이 높아 중요하지만, 몸속 깊숙이 위치해 관리와 검사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특히 췌장·담도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헐적인 복통과 소화불량,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 등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증상일 뿐이다.

이를 입증하듯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몸 속 깊숙한 곳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췌장·담도' 병변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위험인자로 흡연, 비만, 만성췌장·담도염, 가족력 등을 손꼽고 있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췌장·담도 병변 또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담도 및 췌장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이용되는 표준시술로 내시경과 방사선을 동시에 활용하여 검사와 시술을 시행한다.

담도와 췌관의 입구인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내시경을 통해 접근한 다음 담도로 조영제를 주입, 방사선 촬영을 통해 담도 및 췌장의 상태를 확인하여 검사와 치료를 시행한다.

경희의료원 소화기센터 동석호 교수는 "개복하지 않고 결석, 암 등 질환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담석증, 담도협착 등의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다"며 "다만,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중 가장 어려울 정도로 시술의 난이도가 높고 동반되는 합병증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능숙함과 전문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병변이 위치하는 담관 내부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아닌 X-ray 영상만을 이용하여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인,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생기는 한계가 있다.

동석호 교수는 "검사의 난이도를 떠나 암의 발견 및 조직검사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담도 및 췌장의 병변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의 한계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스파이글래스 DS(SpyGlass DS)'라는 디지털 담도내시경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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