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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한 '현대미술의 거장' 박수복 화백 특별 인터뷰"예술도 짧고 인생도 짧아"…"피카소처럼 다양한 작품을 남기려 죽을 때까지 창작 계속할 것 "
권지나 기자  |  jinalub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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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7  1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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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한 현대미술의 거장 박수복 화백은 국내외 130여회를 전시회를 개최하고, 퍼포먼스와 해프닝을 결합한 독특한 방식으로 온몸으로 느껴지는 에너지를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2012 한국을 빛낸 100인에 선정(문화예술부문 대상)된 바 있는 박수복 화백은 독일, 미국, 프랑스, 이태리, 일본,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싱가폴 등 세계 각지를 오가며 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이슈를 몰고 다닌다. 박 화백의 작업실이 위치한 충남 서산면 해인미술관을 찾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 해인미술관 제공

Q. 본격적으로 미술을 하신지는 총 몇 년 정도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많이 접했어요. 저희 어머니가 미술을 하시던 분이 아니신데 제가 7살 때 보통 물감도 아닌 유화물감을 사다 주셔서 그림을 그리며 칼라와 입체감에 대해 빨리 깨닫게 되었거든요. 그림을 시작하게 된 데 어머니가 큰 스승 역할을 할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죠. 그 뒤로는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도 미술을 놓은 적이 없어요. 일생을 오직 미술로 한길만 걸었다고 볼 수 있겠죠.

Q. 일상생활에서나 작품 활동을 하면서 평소 갖고 계신 신념이 있으신가요?

A. 현재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 터를 잡고 해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곳은 저의 작업실이자 삶의 흔적을 남기는 곳이기도 해요. 수직적인 공간이 아닌 탁 트여있고 수평이 있는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제가 원채 갇혀 있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요. 17년 전 탁 트인 들판처럼 자연과 하나 되는 걸림돌이 없는 그런 곳을 찾던 중 이 곳 알게 되었고, 이 곳에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삶의 흔적을 남겨놓는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자연이 훤히 보이는 탁 트인 들판과 함께 밤하늘의 별도 더 많이 볼 수 있어 예술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저만의 작업공간이자 삶의 흔적을 남기는 곳이기도 한데, 많은 분들이 이 곳을 찾아 작품과 함께 호흡하고 자연을 사랑한 작가의 예술에 대해 잘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예술적 영감을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한 때 10년 가까이 산 속에 혼자 들어가 동양의 운필법을 깨닫기 위해 붓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있어요. 점과 선, 면을 아우르는 저만의 독특한 창작의 세계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공부를 하고 깨우치며, 동양화와 서양화를 아우르는 붓의 흐름에 대해 깨우치게 되었어요. 제 작품은 쉽게 말해 동양화와 서양화를 콜라보 해 작품을 표현하는데, 예술에는 동양화와 서양화 경계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동양화는 채색적인 부분을 사용해 한지에 입힘으로써 작품의 일체가 되는 반면, 서양하는 물감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형식이거든요. 동양화와 서양화에는 각각의 특성을 활용해 이미지를 접목시켜 콜라보를 통해 작품이 탄생되는 거죠. 또 제가 여행과 노래를 좋아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많은 모티브를 얻기도 합니다.

Q. 좋은 색이나, 좋은 작품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특정 지어 "어떤 색이 좋다"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좋은 색이란 넓은 우주 안에서 보면 인간을 이롭게 하는 색이라고 생각해요. 아울러 좋은 작품이란,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것은 물론 그림을 그리는 자신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일단 나를 감동시키는 작품은 상대방 또한 반드시 감동시킬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많은 작품을 그리지만 그 중 분명히 마음에 드는 작품과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있거든요. 저도 작업을 하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은 작품을 찢기도 하고, 없애버리기도 해요. 매일 같이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수는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끝없이 연구하고 작품을 구상하는 거죠. 그림을 그리는 많은 화가들이 공감할 테지만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서 작업하는 시간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요.

   
▲ ⓒ 해인미술관 제공

Q. 어떠한 계기로 작품을 구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세계적인 미술 사조가 현재 사상적으로 많이 돌아가고 있어요. 저는 퍼포먼스(performance)와 해프닝(happening)을 결합시켜 노래와 가사 등을 통해 느껴지는 모든 것을 화폭으로 표현하고 있고요. 노래와 가사가 그러하듯 한 폭의 그림이 아닌 여러 가지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했고요. 다양한 국가를 다니며 작업을 했는데 체코의 브르노 국립예술대학 초청으로 유럽 전시회를 개최하고, 오스트리아 빈 오케스트라와도 퍼포먼스 공연을 했어요. 각국을 다니며 대형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만큼 미국 LA에서 3.1절에 관한 퍼포먼스를 펼치려 기획하고 있어요. 현재 대략적인 구상은 끝난 상태이며, 3.1절 만세운동의 소리로 이용해 고전 공예를 만드는 김호영 교수님과 콜라보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소리로 이루어진 3.1절 만세운동의 만세 소리가 심장을 꿰뚫는 파도의 소리였을 것으로 짐작하며, 나라를 지키신 많은 애국자들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아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퍼포먼스에서 김호영 교수님의 고전 미술과 저만의 현대적인 퍼포먼스가 결합된다면 굉장히 색다르고 현대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공연은 우리 한국인의 감성을 한국의 예술가가 조상의 한을 풀어헤치며 표현함으로써 우리 조상의 한과 한국의 기상을 세계에도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최근의 작품 활동 및 주요 작품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요즘은 화선지와 먹을 활용해 동양적인 세미누드를 그리는 데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사람의 인체를 그리면 그 자체만으로도 야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누드가 그려진 형상만 보기 때문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형상 속에 들어있는 사상과 개념을 모두 표현하고 싶어요. 단순히 여성의 나체가 아닌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어떠한 사랑과 신념을 갖고 그림을 그렸는지 그러한 것들을 모두 나타내고 싶은 거죠. 또 보통 화가들이 많이 하는 말이 죽을때까지 3000점의 작품을 남긴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피카소는 3만점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어요. 한정된 주제를 갖고 하면 그렇게 많은 작품을 남기기 힘들기 때문에 피카소와 같이 다양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 죽을 때까지 창작을 해야 하겠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상과 환경, 생활에서 자유롭다면 무한한 창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SBS 방송 프로그램 ‘화첩기행’을 오랫동안 진행하셨는데, 향후 방송 활동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A. 5년 동안 전국 명소를 다니며 SBS 대전방송 화첩 기행을 진행했고, 최근에도 개그맨 이홍렬씨와 예술과 관련된 작품을 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제 타이틀을 건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죠. 예를 들면 ‘박수복 화가와 함께 떠나는 미술기행’ 이런 형식으로, 예술가들의 일상을 소개하기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 소스가 복합된 것이 아닌 오로지 예술과 관련된 미술 전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으신지?

A. 보통 ‘예술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하는데, 저는 예술도 짧고 인생도 짧은 것 같아요(웃음).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영원하다고 볼 수 없고, 생활이 곧 예술이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때문에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분들이 예술가라고 할 수가 있겠죠. 저도 보통의 평범한 예술가이기는 하지만 한 시대에 예술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참 열심히 살았다”, “예술의 흔적을 남기려 노력했다”는 것을 대중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러한 예술의 흔적들을 우리 후손들이 보고 감동받을 수 있고, 그런 예술가의 사상을 이해하며 더 좋은 예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예술계에 열악한 미술가들이 많은데, 그 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저는 예술가들이 배가 고파봐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예술가들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어보고 다양한 모든 것들을 겪어야 예술가가 되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또 그러한 과정이 없이는 좋은 예술가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을 하고요. 사연 많은 사람이 성공을 하듯이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그러한 것을 극대화시켜 에너지로 발산시킬 수 있는 예술가들이 많이 발굴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예술을 하면서 환경적인 면이나 생활적인 면에서 주저할 때도 있겠지만 자기 길을 간다는 건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렇게 흔들릴 마음이면 처음부터 미술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술가도 반드시 고행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나에게 다가오는 아픔과 고난도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A. 최근 지난 18일 W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업 퍼모먼스 공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또 내년 3.1절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행사를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현재 예술계가 힘들긴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다른 봄이 오고 여름이 오듯이 모두에게 봄여름가을겨울이 다시 찾아오니 모두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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