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산부 검진받고 있는 모습ⓒ유디치과

주부 A씨(31세)는 임신 5개월째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없던 A씨는 최근 2개월 전부터 잇몸이 붓고 칫솔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거나 입 냄새까지 나기 시작했다.

평소엔 벌써 치과로 달려갔겠지만 치과치료가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치통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잇몸이 계속해서 붓고 피고름이 나면서 통증이 극도로 심해지자 하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A씨는 임신성 치은염 진단을 받았다.

◇임신 중 치주질환 발생률이 높은 원인 3가지

① 잇몸 염증 악화 시키는 호르몬 수치 증가

임산부의 경우 몸 전체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호르몬 변화다.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양이 점차 증가해 혈관 벽에 변화를 일으켜 잇몸이 붉어지거나 붓고 염증을 유발한다.

또한 잇몸이 자극에 약해져 적은 양의 플라그나 치석으로도 쉽게 염증이 생긴다. 잇몸이 암적색으로 변하고 부종과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며 임신 3개월 정도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데, 부종과 출혈은 출산 후에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신 말기에 아주 심한 염증상태로 진행될 우려도 있다.

② 소홀해진 구강관리 및 임신 중 치과 방문 꺼려

대다수의 예비 산모들이 임신 중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은 태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임신 전 또는 결혼 전에 미리 치아 점검을 받아 두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임신 중 치아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기도 한다. 임신기에는 평소와 달리 치은염, 치주염 등의 잇몸질환 발생확률이 높아 어느 때보다 치아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며 임신 중이라도 특정한 시기만 제외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잇몸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지만 방치됐을 때 치료 효과도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더 길어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③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과 입덧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 임신하면 정상인보다 쉽게 피로해져 잠을 오래 자는 편이다. 수면 중엔 침 분비량이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또한 임산부는 체온이 상승한 데다 입덧에 따른 구토로 입 안 산도가 높아지면서 치아가 부식돼 충치균이 번식하기 쉽다. 정상적인 구강 내 산도는 pH5.5로 약산성인 반면 위액은 pH2로 강한 산성이다. 입덧으로 나온 위액의 강산이 치아에 닿으면 탈회(치아를 구성하는 무기질, 칼슘, 인 등이 산에 의해 녹아나오는 것)가 일어난다.

◇초기나 후반기 제외한 임신 중기(14주~28주) 치과 치료 적기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치과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에 받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임신 안정기를 제외하고 부득이하게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1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3기일 경우 방사선 검사를 제외한 간단한 구강관리, 임상검사 등은 실시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할 때는 간단한 응급처치까지도 가능하므로 즉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임산 중 되도록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치주질환이 심각한 경우 페니실린이나 세파계열 등의 성분이 함유된 항생제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타이레놀)이 있는 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반드시 상담 한 후 성분을 확인하고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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