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오전 9시쯤(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피살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사실은 밝힐 수 없지만 관련된 내용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안보 당국은 김정은이 체제 강화를 위해 암살했을 가능성, 북한 내 권력 암투 과정에서 희생됐을 가능성 등도 감안해 정황을 파악 중이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 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범죄 조사국 부국장 파드질 아흐마트는 김정남이 현지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에서 한시간 뒤인 오전 10시 마카오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려고 기다리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아흐마트 부국장은 "그(김정남)는 출발대기장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누군가가 그를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하면서 도움을 청했고, 즉각 병원 내 치료소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북한 배우 출신인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 태어났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도 언급됐다. 그러나 김정남이 1980년대 스위스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김정일이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인 고용희와의 사이에서 김정철·김정은 두 아들을 낳으면서 아버지와 점차 멀어졌다. 김정남은 일본·중국·마카오·홍콩 등 해외를 떠돌며 지내왔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자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2월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공개 처형한 지 3년 만에 다시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되면서 정부는 북한 내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에 불만을 가진 반체제 세력들이 김정남을 중심으로 뭔가를 도모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정남 독살이 김정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면 김정은의 '공포정치' 실상이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알려지고, 출범 한 달도 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