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 잡은 재즈바 ‘문글로우(Moon Glow)’는 대한민국 재즈 1세대 가수들이 모여 재즈의 선율을 들려주며, 그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선물하는 곳이다. 1969년 코코브라더스의 장우, 박상규와 김준(쟈니브라더스), 차도균(키보이스)이 함께 '포다이나믹스'를 결성해 전성기를 누리다재즈 장르로 방향을 선회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원조 '세시봉'으로 불리는 코코브라더스의 장우 씨를 만나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 시사연합신문

Q. 1세대 재즈밴드로 불리는데, 데뷔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궁금합니다.

A. 재즈 1세대로써 1962년 무렵부터 무대에서 공연을 시작 했어요. 생각해 보면 군대를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고는 늘 무대에 섰던 것 같네요(웃음). 공군을 다녀왔는데, 군대를 제대하고는 1965년 KBS 전속가수로 활동을 했어요. 지금은 생소하지만 당시엔 방송국 전속가수 경쟁률이 굉장히 높았는데, 남자 중에서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박상규 씨와 저만 시험에 합격해 왕성한 활동을 했죠. 이후 박상규 씨와 함께 코코브라더스를 결성해 1969년부터 활동을 했어요. 주로 팝과 재즈를 접목한 음악을 많이 불렀고, 미국 팝송 또한 주된 레파토리 었어요. 이후에는 코코브라더스 멤버인 박상규와 김준(쟈니브라더스), 차도균(키보이스)와 포다이나믹스를 결성해 함께 음악을 하게 됐어요. 이렇게 네 명이서 펄씨스터즈의 공연에 함께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포다이나믹스라는 노래동아리를 결성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멤버들과는 자주 만나는 편이고, 만나면 주로 예전 추억담을 꺼내곤 하죠. 음악은 영원하다, 평생 이렇게 노래를 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하기도 하고요.

Q.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음악에 관련된 것은 타고난 것 같아요. 인생에 있어 모든 분야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소리까지 음악이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음악이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지 않아요. 어렸을 때는 저희 어머님께서 노래를 참 좋아하셨어요. ‘찔레꽃’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하셨는데, 굉장히 구수하고 맛깔나게 부르셨거든요. 지금도 어머님이 노래하는 모습이 생생한데, 아무래도 어머님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워낙 음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어요. 각종 무대에 서며 자전거를 상품으로 받기도 하고, 다양한 상을 받기도 했고요. 유치원을 다닐 시절부터 주위에서 계속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하는 바람에 노래를 부르는 것이 습관처럼 배인 것 같아요(웃음). 또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의 악기를 다루면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악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혼자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득을 하게 된 거죠.

▲ ⓒ 장우 제공

Q. 재즈라는 장르가 마니아층 외에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중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A. 재즈라는 장르가 결코 어려운 장르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재즈는 음악을 자기 취향대로 자연스럽게 소화해서 부르는 것으로, 연주자나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거든요. 재즈 안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가요나 팝송 같은 경우에도 자신이 느낀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바로 재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재즈라는 장르가 편곡에 의해 질서 있게 만든 음악보다 본인이 느끼는 느낌으로 흘러가다 보니까 불규칙하고, 어렵게 들릴 수도 있어요. 또 한 노래 안에 무수히 많은 코드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흔히 어렵다고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쉽고 단순하게 즐기면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되도록 팝과 가요 등을 많이 이용한 공연을 하고 있어요. 대중들도 재즈를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공연을 통해 다가가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A. 한창 젊은 시절 때의 목소리는 안 나오겠지만 제 나이 대에 맞는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싶고, 다양한 공연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요. 콘서트나 디너쇼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악활동을 멈출 수가 없죠. 동료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기도 하고, 제가 작곡한 곡을 주기도 하면서 앨범 작업 또한 틈틈이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밝은 느낌의 아름다운 가사, 대중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밝은 느낌의 곡을 부르고 싶어요. 또 요즘 젊은 음악인들을 보면 굉장하잖아요.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가사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배울 점이 상당히 많아요. 또 자기 노래를 잘 다룰 수 있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 장우 제공

Q. 가수 활동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으시다면.

A. 가시나요, 사랑하니까, 안개 끝 어딘가에 등 수 많은 자작곡들이 있는데 지금도 많은 가수들에게 불려지고, 사랑받고 있어 감사하죠. 1971년 코코장의 이름으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보리밭, 사랑해 당신을, 노란셔츠의 사나이, 종이배 아리랑 등 다양한 곡이 수록됐어요. 당시 굉장히 파격적으로 앨범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이 앨범을 전 세계에 보급을 해서 노래가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수익금은 정신박야인을 돕는 데에 기부를 했어요. 신체적으로 많이 불편한 점이 있을지 몰라도 그 분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봤거든요. 이 때문에 수익금을 기부하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앨범이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면서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 공연 또한 많이 다녔어요. 1988년도 당시 라스베가스에서 공연을 하고, 호주 시드니 교민들을 위한 공연 또한 4~5회 정도 열렸었죠. 웅산, 나나 등 재즈 1세대들과 다양한 무대에 올라 많은 팬들을 만나기도 했고요. 또 한 번은 아프리카 세이셸(Sey chelles)공화국 독립기념일에 세이셸공화국 수상의 요청으로 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Q.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A. 매일 라이브클럽에서 정기적인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는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공연을 계속 해야죠. 라이브클럽은 69년 무렵 오픈을 했는데, 현재 운영을 한지 50여년이 넘었어요. 후배 가수들이 찾아와 노래하기도 하고, 젊은 음악인들이 찾아와 음악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며 음악적으로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어요. 또 대중들에게 장르를 떠나 재즈뿐만이 아닌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평생 노래하고 싶고, 뜻이 맞는 음악인들과 함께 평생 음악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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