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등으로 서울 도심에선 사라졌던 꿀벌이 서울시청 옥상에 날아들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서울시청 옥상에 벌통을 놓은 이후다.

서울시는 (사)한국양봉협회 서울지회와 함께 시청서소문별관 2동 옥상에 ‘도심 양봉장’을 시범 운영, 두 달 동안 모은 아카시아 꿀 40ℓ를 첫 수확했다고 밝혔다.

시청 옥상 도심 양봉장엔 가로 1.0m, 세로 0.8m 규격의 2층식 벌통 5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이번 도심 양봉장 설치는 (사)한국양봉협회 서울지회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시는 장소제공을 하고, (사)한국양봉협회 서울지회가 양봉장 관리 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도쿄 번화가인 긴자 건물옥상에 양봉장을 만들어 꿀을 수확하는 ‘긴자양봉 프로젝트’를 벤치마킹 한 것이기도 하다.

시는 식용으로서의 꿀 안정성 검사를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적합으로 판정, 도심 양봉장에서 채취한 꿀은 시민들이 먹기에도 안전한 꿀임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청정 자연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 알리는 기회 될 것>

서울시는 대기오염 등 밀원감소로 인해 벌꿀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도심 한 가운데서 양봉함으로써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아직은 서울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청 옥상 주변 남산, 인왕산, 북악산, 창덕궁 등에서 핀 벚꽃 ·아카시아 꽃이 만발해 꿀벌의 밀원이 넘쳐날 뿐 아니라 적당한 바람과 평균 15도 정도의 온도는 벌이 살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벌통은 여왕벌 분가시기 및 기온 등을 고려해 설치하며 주변에 벚꽃이 많아 꿀벌이 살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으로, 꿀 채취는 5월 아카시아 꽃으로 채취했다.

<일부러 벌통 만지지 않는 이상 벌에 쏘일 가능성 거의 없어 시민 안전>

꿀벌의 경우 사람이 인위적으로 벌통과 벌을 만지지 않으면 벌에 쏘일 가능성이 거의 없고 특히, 시청별관 2동 옥상의 경우 평상시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 양봉장으로 인해 시민들이 벌에 쏘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편, 이와 관련해 오는 5일(화) 오전 9시 45분 시청 별관 2동 옥상에서 박원순 시장이 양봉도입배경과 수확 벌꿀 활용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현장 설명회를 갖는다. 현장에선 직접 꿀을 채취하고 시식도 할 예정이다.

또, 8일(금) 시청 직원식당(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 점심식사 특식으로 꿀과 떡을 시식하는 행사도 갖는다.

박상영 서울시 생활경제과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히 양봉을 통해 꿀을 수확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생태계 복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도시농업활성화를 통해 도심 속에서 꿀벌을 이용한 자연과의 순환구조를 되돌려 주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봉장 사양에서 수확까지 맡고 있는 정희규 (사)한국양봉협회 서울지회 지회장은 “금년에는 다섯 개의 벌통만 놨지만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는 더 많은 장소를 협조 받아 도심 양봉장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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