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 따르면, 0~19세 여성의 자궁경부암 진료비 지출이 최근 5년간 224% 급증했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의 5년간 총 진료비가 34.4% 증가하고, 다른 연령층에서는 43~57.3% 증가한 것에 비해 매우 폭발적인 증가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여성의 성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와 함께 신체적으로 미성숙한 10대 여성의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고, 이상세포로 자랄 가능성도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의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는 실제로 각종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006년 9월 13∼18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관계 경험 학생이 평균 5.1%였고, 성관계 시작 연령은 중학교 2학년인 14.2세였다. 하지만 5년 후인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 가운데 성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은 5.3%, 이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연령은 13.6세인 것으로 집계돼, 여성의 성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으로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이다. 10대 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암이 되기 전 상피이형증 상태로 수 년을 거치게 되지만, 감염 후 수 년간 검진을 하지 않는다면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병되는 것을 놓칠 우려가 커진다. 특히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했거나, 성관계 파트너가 다수인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연구회 조종남 위원은 10대들의 이른 성 경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에서도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10대 여학생을 둔 부모라면 초경 무렵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시켜 주는 것도 딸의 평생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종남 위원은 아직 젊은 10~20대 때는 웬만한 질병은 거뜬히 이길 수 있어 건강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암은 전혀 다른 문제로 젊은 연령대에서는 암의 조기발견도 어렵고 전이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종남 위원은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했다 하더라도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연령을 막론하고,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년 1회 정기적인 자궁검진을 받도록 스스로 노력한다면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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