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해상의 ‘역사 in 가요’ 책 표지 @시사연합신문
                                  저자 박해상의 ‘역사 in 가요’ 책 표지 @시사연합신문

“유행가는 천(賤)한 상(常)것이다.” “딴따라! 그들은 누구인가?” 라는 암묵적 궁금증에, 저자 박해상은 똑 떨어지게 답한다. “대중가요는 체념과 항거와 기상이 담긴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라고....

방송인 박해상이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경험하고 기록한  재미있는 가요역사책을 발간하게되어 '가요계의 전문인들과 관계자들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것으로 여겨진다. 

저자 박해상은 현재, KBS라디오 한민족방송의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 토요초대석”의 12년 차 진행자로 방송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이전부터 대학가의 DJ로 먼저 이름을 얻었다.  그런가 하면, 약 18년 동안이나 가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대중가요에 정통하다는 평이 자자하다.

그런 그가 지난 2년 동안 열정을 다해 몰입한 결과 “박해상의 노래 이야기-역사 in 가요”를 책으로 발간했다.

이 책속에는 어떠한 역사와 비밀이 숨어 있을까?

전국의 독자들을 만나서 대중가요 속의 나눔과 배려의 정서, 한민족의 진취적인 기상 등을 논하겠다는 계획으로 분주한 방송인 박해상을 만나 본다,

Q. 우선, 머리말에서 “유행가는 천한 상것이다”라는 문구를 썼던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다른 분야에 비해 ‘가요’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와 보이지 않아서 서운했죠. 그래서 머리말을 통해 역설적으로 ‘반상(班常)의 문화’를 들이댄 겁니다. 곧바로 대답하죠. “경을 칠 말입니다” 라고요. 15편의 이야기 중에 한편만 보셔도, 대중가요 속에는 사랑이 있고, 사람이 있고, 삶이 있음을 알 수가 있을 겁니다.

Q. 일종의 충격요법이군요. “역사 in 가요”를 펴낸 동기는?

A. 노래야말로, 아는 만큼만 들리는 겁니다. 노랫말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느낀다면 노래를 통해서 어마어마한 것들을 듣게 되지요. 물론, 감성의 깊이와 넓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요. 특히, 옛 선배 창작자들은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삶의 정서를 담아서 끊임없이 창작해 왔어요. 한 곡의 노래 속에서 그 배경이 되는 시대를 이해할 수도, 느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래를 타임머신 삼아, 시대에 맞춰 한반도 여행을 해보자’라는 취지로 펴냈습니다.

Q. 가요 관련 프로그램을 꽤 오랫동안 진행하셨네요?

그렇죠? 약 18년이나 되더라고요. KBS2 라디오 희망가요 공개방송 “박해상의 현장 노래방” 8년, 북한개혁방송 “노래 실은 통일 열차” 2년, 국민통일방송 “박해상의 그 시절 그 노래 7년” 많이 했네요. 그 외에도 해왔던 프로그램이 가요를 늘 가까이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중학교 2학년 때 POP 음악부터 40여 년을 넘게 음악은 늘 곁에 있었던 거죠.

Q. 최고의 전문가이신데. 그런데도 글 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요?

오만가지 이야기가 찔끔찔끔 난립해 있어서, 사실관계 확인이 가장 어려웠죠. 물론 이 책이 완벽하다고는 말 못합니다. 뉴스와 인터뷰 자료 등으로 사실성을 더했지만, 사연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했거든요. 하지만 역사적 배경과 사실에 매우 충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재미있는 이야기 글(말글)로 썼으니까, 흥미로운 이야기 한 토막 듣는다고 생각하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책의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본래 두 권으로 출판하려 했는데 다듬고 다듬기를 반복하면서 자료사진, 삽화, 공(빈)장 등을 모두 삭제하고 한 권으로 출판한 겁니다. 책이 꽤 두껍죠.

‘1부 팔도가요’와 ‘2부 시대가요’로 나눴습니다. ‘팔도가요’는 목차에 따라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서울 편까지 각도를 대표할 한 곡씩! 해서 아홉 곡의 노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시대가요’는 1940년대, 50년대, 60년대, 70년대, 시대 전환가요, 80년대까지 6곡의 노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모두 15곡의 노래 이야기죠.

Q. 숱하게 많은 곡 중에 딱 한 곡을 선발할 만한 기준은 어떤 겁니까?

크게 네 가지 “인지도, 사연의 기품, 역사성, 지역정서”를 중심으로 했죠. 그러자니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저 스스로 네 가지의 기준 설정에 성공했기 때문에 매우 가치 있는 책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Q. 작품으로 잠시 들어가 보죠. “Ian-Joy”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네요?

네, 직접 만들었습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이하, 돌부)” 편에서 나오는 말인데요. 인지도는 당연히 최고란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작품성으로도, 사연의 기품으로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역사성이 매우 강한 노래거든요. 이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조용필 탄생과정이 같은 길입니다. 그래서 “가왕(조용필) 탄생의 주인공 4인방”을 일컫는 말을 궁리하다가 만들어낸 합성어죠.

이태현, 안치행, 조갑출, 이회택 네 분을 하나의 어휘로 “이안조이(Ian-Joy)”라고 묶었죠. 뜻도 좋고요. ‘Ian’은 ‘신의 선물’이란 뜻을 가진 보편적인 남자의 영어 이름입니다. ‘Joy’는 기쁨, 환희, 즐거움 등을 뜻하는 단어고요. 조합을 했더니 그럴 싸 해요

이안조이(Ian-Joy)는 기쁨을 주는 남자들! 근사하죠?

조용필 탄생의 주역들이니까 온 국민께 큰 기쁨을 준 남자들임이 틀림없잖아요.

Q. 책속에 가족들이 등장하던데요?

네! 방송에서도 가족 이야기를 많이 하고, 곡을 만들 때도 가족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도움을 받았어요. 책 속에 붓글씨 쓰시는 분이 어머님이세요. 실제로 제목을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루엣 처리했죠. 그리고 책 디자인을 딸아이가 맡아서 직접 했어요. 인터넷 영상으로 배워 가면서요. 캘리는 절친 이석인(KBS 전, 보도그래픽 부장)형이 도와주셨고, 그래픽은 때마침 중국에서 귀국한 조카가 나섰고요. 그리고 두 동생(해석, 경이)이 먹고 힘내라고 큰돈을 보내줘서 요긴하게 잘 썼죠.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제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겁니다.

Q. 2년 동안의 집필 과정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마지막 날 ‘추천사’에서 느꼈어요.

최병대 한양대 명예교수는 “평생을 통해 처음으로 K-트로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는 겁니다. 평생을 학자로서 외길이신데 대중음악에 관심을 끌게 되셨다니 감동이죠.

우리나라 보컬 그룹 1세대 레전드로 불리는 김홍탁 선생은 “노력하는 해상이가 나는 참 좋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정말 천금과 같은 칭찬이었고요.

오아시스 레코드사 이훈희 감독은 지난 60년 동안 발표된 ‘오아시스’의 모든 음반을 디지털화하고 있거든요. 그냥 직업적 일상으로 생각했는데, ‘역사 in 가요’ 원고를 보고 크게 반성했다는 겁니다. 자신이 하는 일 (옛 음원 디지털로 복원)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고 자부심과 긍지가 생겼다는 겁니다.

결정적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 탄생의 중심에 선 이태현 감독은 저를 울렸습니다.

“나는 박 선생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어떤 방송이, 어떤 기자가 물어도 답하지 않았던 ‘돌아와요 부산항에’ 탄생과정을 박 선생께 모두 남겼어요. 나는 박 선생의 열정을 믿었어요. 끝까지 하겠더라고! 해내겠더라고!” 이렇게 감독님은 말씀하셨는데, 그래요. 저는 해냈잖아요....  집필 2년 과정 중 마지막에 크게 웃을 수 있었으니, 그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Q. 끝으로 미래의 독자들께 한 말씀 전해주시죠.

K-pop이 전 세계 대중음악계를 석권한 이유를 알고 싶다면, 그 뿌리를 느끼고 싶다면,

“역사 in 가요”를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만나요. 만나서 얘기해요.

지역별로 북 콘서트를 계획 중이니까 만나서 많은 얘기 나누자고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대중문화를 깊이 사랑해 주시는 시사연합신문의 파격에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중문화예술은 이런 보살핌 속에 살아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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