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 장남인 최성원 회장은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 2013년 경영 전면에 나서며 기업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승진은 2015년 대표이사 부회장을 단 이후 8년 만이다. 광동제약은 최근 취약한 지배구조, 부당내부거래 혐의, 백신 담합, 의약분야 연구개발부진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광동제약 등 중견기업들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이들 중견기업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인 부의 이전,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부당 내부거래 감시에 취약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광동제약이 제약회사로서 건전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재 광동제약이 당면한 문제로는 △제약회사임에도 음료 매출이 많은 점, △저조한 연구개발비 등으로 인해 제약회사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구개발비의 경우 2022년 4월 기준 국내 주요 상장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비용 투자 비중이 최하위 수준으로 매출 1조원 이상 제약사 중에서 꼴찌는 물론, 전체 제약사 중에서도 사실상 투자에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최근 5년간 광동제약의 사업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리베이트의 가능성이 있는 판매관리비 비중,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매출실적 중 음료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살펴보았다. 이를 근거로 제약회사로서 광동제약의 건전경영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최근 5년간 광동제약의 평균 매출실적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 중 삼다수가 3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기타제품 23.9%, 비타500・옥수수수염차・헛개차 등 유통영업이 22.9%, 백신류・비오엔주・항암제류・베니톨 등 병원영업 10.7%, 쌍화탕류・청심원류・비타500 등 약국영업 10.6%를 차지했다.

제약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약제류보다는 삼다수・비타500 등 음료류(약국영업 10.6%, 유통영업 22.9%, 삼다수 31.9%)가 전체 매출의 65.4%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최근 5년간 매출 증감율을 살펴보면, 삼다수가 49.0%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으며, 약국영업 21.3%, 기타제품 17.4%, 유통영업 7.0% 각각 증가했으며, 병원영업은 오히려 9.2% 감소했다

매출 부문을 제약영업(약국영업, 병원영업)과 비제약영업(유통영업, 생수영업)을 비교하면, 최근 5년간 제약영업의 경우 6.9% 증가한 반면, 비제약영업은 29.2% 증가했다.

비제약영업 매출과 제약영업 매출을 비교하면, 비제약영업이 제약영업의 평균 2.6배 많았다.

판매관리비 내역의 세부항목 중 ‘지급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제약회사들이 자신들의 의약품을 병원과 약국에 판매를 대행하는 CSO(영업대행사)에게 지급하는 비용으로서, 제약회사에 따라 판매수수료, 판촉수수료, 판매대행수수료 혹은 마케팅수수료 등의 항목으로 조금씩 다르게 기재돼 있다.

지급수수료는 2018년 456억여원, 2019년 527억여원, 2020년 581억여원, 2021년 674억여원, 2022년 652억여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18년 대비 2022년 금액은 43.0% 증가했다.

이처럼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광동제약의 불법 리베이트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판매비(영업비)의 사전적인 의미는 제품 등의 판매활동을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말하는데, 광고선전비, 포장운반비, 보관료, 견본비, 판매수수료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판매관리비 항목 중에서 급여, 보험료, 임차료, 감가상각비, 대손상각비 등 실제로 회사 관리에 속하는 항목을 제외하고, 리베이트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추정 항목으로는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 여비교통비, 운반비, 판매촉진비, 문헌제작비, 외주용역비, 접대비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들 7개의 리베이트 유관항목 비용은 2018년 1,130억여원, 2019년 1,195억여원, 2020년 1,170억여원, 2021년 1,283억여원, 2022년 1,310억여원으로 2018년 대비 2022년 금액은 15.9% 증가했다.

이중 학술활동비는 2018년 6억2천만원에서 2022년 9억9천만원으로 58.9% 증가했으며, 판매관리비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2018년 17.6%, 2019년 17.5%, 2020년 17.0%, 2021년 17.1%, 2022년 17.0%로, 5년 평균 17.2%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8년 0.4%, 2019년 0.4%, 2020년 0.5%, 2021년 0.6%, 2022년 0.7%로, 5년 평균 0.5%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 배율의 경우 2018년 2.0배, 2019년 2.5배, 2020년 2.8배, 2021년 3.6배, 2022년 4.0배로, 5년 평균 3.0배에 이르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번 조사 결과, 광동제약은 음료 매출이 전체 매출의 65.4%를 차지하고, 삼다수 매출액은 49.0% 급증하는 등 음료회사인지 제약회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평균 0.5%에 머물러, 광동제약이 신약개발 등 제약회사로서의 성장보다는 음료판매 등을 통한 기업경영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광동제약은 2012년에도 비타500 등의 식음료 매출이 절반 안팎을 차지해 업계에서 ‘음료회사’라는 오명을 샀는데, 아직까지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동제약은 기업비전으로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헬스케어는 사람의 건강 유지·회복·촉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용어인데, 광동제약은 이를 위해 ‘제약과 식품 사업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실에서는 광동제약이 제약회사이기보다는 매출 강화를 위해 브랜드 개발에 치중하는 음료회사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광동제약이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의약개발 등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제약회사로서 명확한 기업비전을 확립하고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의 확대 등의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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