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관련 사진.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관련 사진.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늘어나는 의대 정원 2000명의 의대별 배정안을 발표한 이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6일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 모두 강경파여서 대정부 투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6일 의협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2위를 각각 기록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의협 전 회장)의 결선 투표가 이날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오후 7시 이후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를 통해 결정된다.

 임 후보와 주 후보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두 후보는 의대정원을 지금보다 줄이거나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정 협상 테이블을 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사단체의 의대 2000명 증원 백지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 후보는 "우리나라는 지금도 동네 사거리에 수 없이 많은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의원들이 있을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좋아 오히려 의대정원을 지금보다 500명 내지 1000명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파면하고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전면 철회하고 수십년 간 누적된 수가 등 의료 제도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주 후보는 "의대증원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의정이 필수·지역의료가 급속히 몰락했다는 점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만, 서로 진단이 달라 처방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필수·지역의료가 몰락한 원인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몰락을 의사 수 부족에서 찾지만 의료계는 잘못된 의료제도의 누적에 있다고 본다"면서 "이렇듯 진단이 달라 정부는 의대증원을, 의료계는 잘못된 제도를 송두리째 고쳐야 한다는 처방을 내놨다. 진단이 다른데 정부의 처방을 쫒는 것은 오진인데 합의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의협은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기존 비대위 체제에서 차기 회장 중심으로 체제를 빠르게 전환해 투쟁 동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의대생, 전공의, 교수와 결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 의료계 대표성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협 차원의 야간·주말 진료 축소나 집단휴진 형태의 총파업 같은 집단행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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